2026-08-02 · 7분 소요
희원이와 희주, 영어 레벨 차이 날 때 저희 집이 하는 것
희원이와 희주는 한 살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도, 영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꽤 다릅니다. 희원이는 차분히 앉아서 반복해서 듣는 걸 좋아하고, 희주는 짧고 활발한 활동을 좋아합니다. 처음엔 이 차이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같은 걸 시켜야 하나, 따로 해야 하나 계속 갈팡질팡했습니다.
비교가 시작되는 순간을 눈치채기
가장 먼저 신경 쓴 건, 저 스스로 두 아이를 비교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언니는 이거 아는데 왜 몰라?" 같은 말이 무심코 나올 때마다, 희주의 표정이 살짝 굳는 걸 보고 정신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각자의 속도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저희 집 영어 원칙을 함께 정했어요
두 아이의 속도가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고 나서, 저희는 아예 집 안에 붙여둘 원칙 몇 가지를 정했습니다. 각자 수준에 맞게, 매일 조금씩, 재미있게, 칭찬은 크게. 이 네 가지를 냉장고에 붙여두고 저도 매일 다시 읽습니다.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규칙이 아니라, 저 자신에게 하는 다짐 같은 것이었어요.
같이 하는 시간과 따로 하는 시간을 나누기
노래나 영상처럼 같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은 함께 하고, 그림책 읽기나 파닉스처럼 수준 차이가 크게 나는 활동은 각자 시간을 나눠서 진행합니다. 처음엔 시간이 두 배로 드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는데, 오히려 각자에게 맞는 속도로 진행하니 둘 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언니가 동생의 선생님이 되는 순간
가끔은 희원이가 먼저 배운 표현을 희주에게 알려주는 모습을 봅니다. 저보다 언니가 알려줄 때 희주가 더 잘 따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이제는 일부러 그런 순간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희주한테 이거 가르쳐줄 수 있어?"라고 물으면 희원이도 뿌듯해하고, 희주도 언니를 따라 하고 싶어 더 열심히 하더라고요.

속도보다 방향이 같으면 된다
지금 저희 집 결론은, 두 아이의 속도가 같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각자 다른 속도로 가더라도 같은 방향(꾸준한 노출, 즐거운 경험)을 향하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질투가 생길 때 저희가 하는 것
가끔 희주가 언니만큼 못한다고 느끼면 시무룩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희주만의 강점을 구체적으로 짚어줍니다. "희주는 노래를 진짜 잘 따라 부르잖아"처럼요. 언니와 다른 영역에서 스스로의 강점을 발견하게 해주면, 비교로 인한 위축감이 훨씬 빨리 사라진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까 하는 걱정
지금은 한 살 차이라 격차가 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듭니다. 그래도 저는 그 격차 자체보다, 각자가 자신의 속도로 즐겁게 나아가고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려 합니다. 두 아이를 같은 잣대로 재지 않는 것, 그게 저희 집이 정한 원칙입니다.
형제자매를 함께 키우며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비교 대신 각자의 속도를 존중하는 쪽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기록을 따로 남기기 시작했어요
최근에는 희원이와 희주의 변화를 각자 다른 노트에 따로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려는 게 아니라, 각자가 지난달보다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보고 싶어서였어요. 이렇게 기록을 나누고 나니, 저 스스로도 무의식적으로 두 아이를 저울질하던 습관이 눈에 보이게 줄어들었습니다. 각자의 노트를 채워가는 재미도 생겨서, 이제는 이 기록을 남기는 시간 자체가 저에게도 소소한 즐거움이 됐습니다. 나중에 두 아이가 커서 이 노트를 함께 들여다보는 날도 그려봅니다. 그날엔 서로의 속도가 달랐던 것도 그냥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되어 있길 바랍니다. 지금은 그저 오늘 하루도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나아간 두 아이가 고맙고 대단하다고 느끼며, 두 아이가 서로를 비교하지 않고 자라주기를 저부터 그런 태도를 계속 지켜가려 합니다.